** 본글은 FreeTalks라는 카테고리가 말해주듯이, 자유로운 생각을 담은 자유로운 글입니다.

사이버경찰청에 의한 접속불허 메시지

 국내에 유명한 성인사이트가 하나 있다. 어떤 이들은 벌써 입술에 미소를 머금으며 이곳이 아닐까하는 상상을 펼쳤을 것이다. 그렇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고 계시는 그곳, 일명 'S사이트'이라는 성인사이트다. (유입경로가 이상한 것만 나와서 사이트 이름을 그냥 S로 변경함) 나름 열혈남아로써 가끔 접속해서 므흣한 감정을 가져본다는 것을 굳이 숨길 이유는 없을 것같다. 그런데, 작년부터인가 옆의 그림과 같이 사이버경찰청에 의해서 원래의 URL로는 접속이 막혀버렸다. 그래서 한동안 접속을 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했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검색하게 되었다. 완전히 사이트가 폐쇄된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서만 막혀버렸는지 등이 궁금하기도 했고, 완전 폐쇄가 아니면 어떻게라도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도 궁금했다. (국내서버에서 해외서버로의 이전에 관한 이야기는 2006년도 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런데, 역시나 나와 비슷한 관심을 가진 많은 사용자들이 있었고, 우회접속방법에 대한 질문과 답변들이 다음 신지식에 여럿 눈에 띄었다. DNS Free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던데, 필자는 Mac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의 비정상적인 인터넷 환경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어서 잠시 좌절을 했지만, DNS Free라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회URL을 통해서 원래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혼자만의 은밀한 생활을 즐겼는데, 어느 순간엔가 그 우회URL에서도 위의 그림과 같은 똑같은 사이트폐쇄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한번의 경험이란 참으로 무섭다. 역시나 다시 인터넷을 뒤적거리니 속도면에서 신통찮지만 외국의 사이트를 우회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또 다른 우회URL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전의 URL과 비슷하지만 마지막 확장자만 조금 바뀐 그런 URL이었다. 그래서 또 다시 폐쇄 메시지가 나타나면 확장자를 바꾸어가면서 접속을 시도해보았고, 역시나 제대로 접속이 돼는 URL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더이상 우회URL에 바꿀 확장자가 없는 사태에 이러렀는데, 운영자는 친절하게도 앞으로 변경될 새로운 URL명을 공지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확장자의 개수는 십여개로 제한되어있지만, 새롭게 만들 수 있는 URL의 개수는 거의 무제한에 가깝다.

 왜 이렇게 장황하게 서론을 적었느냐하면, 서론의 마지막에서 시사하듯이 경찰들이 강제로 특정 사이트를 폐쇄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행동을 비웃으면서 새로운 사이트를 무한대로 개설할 수가 있는 것이 오늘날의 인터넷 환경이다. 즉 강제력으로 사회 (웹생태계)를 정화시킬 수가 없다는 비극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인터넷 검색 회사 (물론, 공식적으로나 일반인들은 미디어 회사로 인식하지만)에서 양질의 문서들을 발굴하고 저질의 문서들을 제외시키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본인으로써도 위의 경찰들이 느낄 좌절감을 항상 경험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기밀이므로 따로 밝히진 않겠지만) 성인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찰들의 노력과 유사하게 항상 그들의 뒷꽁무니만 쫓아다니면서 가능한 빨리 찾아내서 검색 결과에서 제외시키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결론은 너무 뻔하게도 웹생태계의 정화는 강제력이나 물리력이 아닌 성숙한 시민의식의 고양이나 자발성 또는 자생력에 달려있다. (지금 현실 세계에서는 이상한 공권력이 잠시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에는 시민들의 발상성과 민초들의 자생력이 승리한다. 손바닥으로는 자신의 눈만 가릴 뿐이다. 웹생태계에서도 당연하다.)

요지는 강제력의 한계와 자생력의 끈기다.

 인터넷 음란물이나 저작권 위반과 같은 저질의 문서들이 주로 지인들과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서라는 순수한 목적을 가진 경우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 이런 미끼를 던져서 사람들을 유인해서 자신의 다른 목적 (소위 상업성)을 충족시키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터넷 클린캠페인에서나 아니면 개별 인터넷업체에서 이런 위법적인 저작물들을 감시하는 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인다. 클린캠페인의 많은 부분이 저작권 관련된 기관들의 압력이 있음이 당연하지만, 사설 인터넷 업체들의 경우 검색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런데, 20세이상의 권장한 성인들의 권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전 "인터넷과 민주주의"라는 포스팅을 통해서 현재 사이버 스페이스에 존재하는 다양한 (명시적) 추천 시스템을 개괄하였다. 그런 추천 시스템들은 민주적 속성과 비민주적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포스팅에서는 이런 추천 시스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추천 시스템이 지속가능하고 보편적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논하겠다. 단순히 웹 생태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나 정보 출처들에 대한 랭킹을 정하는 문제에 대해서 다루는 다양한 글들이 존재한다. 본 포스팅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웹문서의 랭킹에 초점을 맞춘 글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추천 시스템의 종류: 명시적 vs 암묵적 vs 하이브리드
다양한 추천 시스템

다음에서 활용중인 다양한 추천 시스템들...

 추천 시스템을 채택/활용한 많은 서비스들을 우리는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다음의 아고라에서 글의 논지에 대한 찬/반 투표, 블로거뉴스의 추천제도나 tvPot의 와우포인트, 인터넷 서점에서의 개별 도서의 사용자 리뷰 점수, 메카니즘은 조금 다르지만 뉴스기사나 블로그/게시판의 글들에 다는 댓글 시스템, 게시판의 목록에서 특정 게시글을 선정해서 조회하는 행위라던가 검색 결과에서 특정 문서/이미지 등을 선별해서 확인하는 행위, 마음에 드는 문서들을 스크랩한다거나 하이퍼링크를 걸어두는 행위, 관심이 있는 사이트를 자신의 RSS 목록에 추가하여 구독한다거나 링크 목록 (통하는 블로그나 친구 목록 등 포함)에 웹사이트를 등록하는 행위, 딜리셔스에 태깅을 하거나 개인 브라우저에 북마킹을 하는 것, 때로는 특정 문서를 개인 하드디스크에 저장을 한다거나 프린트하는 것, 그리고 특정 문서를 조회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등도 모두 추천 시스템의 일종인 것이다. 찬/반 투표, 추천제, 포인트제와 같이 사용자들이 명시적으로 추천하는 행위가 드러나는 경우를 명시적 추천 시스템 Explicit Feedback이라 하고, 검색페이지에서 특정 결과를 조회한다거나 북마킹을 하는 등의 행위를 암묵적 추천 시스템 Implicit Feedbak이라 한다. 물론, 댓글을 달거나 스크랩을 하는 행위 등은 명시성과 암묵성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하이브리드 추천 시스템이라 불러도 될 것같다. 경우에 따라서 암묵적 추천 행위가 더 흔히 발생해서 많은 누적 데이터들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론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쉽게 잡아낼 수가 없어서 이런 암묵적 데이터를 모으기 힘든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런 행위들을 분석하는 방법이 쉽지가 않기 때문에, 일단 이 포스팅에서 암묵적 추천 시스템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겠다. (물론, 추후에 암묵적 추천 시스템에 대한 더 구체적인 사례와 분석 방법 등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본인이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많은 업무들이 이런 암묵적 추천 피드백을 분석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 그런 분석결과가 서비스에 많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옆의 그림은 현재 다음 내의 여러 서비스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추천시스템의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순서대로, 다음 아고라의 찬/반 투표, 블로거뉴스의 추천제, tvPot의 와우포인트제, 신문기사의 이메일송신/프린트/스크랩 시스템이다. 앞의 3개의 경우 명시적 추천시스템의 대표적인 예시가 될 것이고, 마지막의 스크랩의 경우 명시성에 대한 구분이 조금 모호하다. 스크랩 회수나 이메일 공유 등의 회수를 명시적으로 기입해서 정보로 활용하기 때문에 명시적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collaborative filtering에서는 북마킹을 한다거나 프린트를 하는 등의 행위를 암묵적 추천으로 간주한다.

 명시적 추천 시스템의 작동에 따른 구분
 앞 단락에서는 추천의 명시성에 따른 추천 시스템을 구분하였다면, 이번 단락에서는 명시적 추천 시스템에서 추천 점수 관리 방법에 따라서 어떤 종류의 추천 시스템이 있는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려 한다. 첫째, 가장 대표적인 추천 방법은 블로거뉴스나 digg.com에서 사용하듯이 1/0 방식의 추천이다. 즉, 문서의 내용 (주제, 논지, 디자인 등의 모든 또는 일부)이 마음에 드는 경우에 추천 버튼을 누름으로써 해당 포스팅은 포인트가 증가하고, 그렇지 않는다면 현 상태로 머무르게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형태를 취한다. 와우포인트도 이름과 형태는 조금 달라보이지만, 1/0 추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가 있다. 두번째의 경우는  +1/0/-1 방식의 추천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고라 토론에서 찬/반 투표를 예로 들 수가 있다. 이런 경우 마음에 드는 문서의 경우 찬성 (+1) 추천을 하지만, 반대 의견이거나 또는 (극단저으로 표현해서) 문서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반대 (-1) 추천을 한다. 물론, 평이한 문서에 대해서는 추천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0의 값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조회수에 대한 추천수의 비율에 따른 문서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0의 추천이란 일종의 반대 추천으로도 볼 수가 있다. 방향성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1/0 방식보다 진화된 추천으로 볼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1/-1을 각각으로 구분해서 찬성베스트/반대베스트로 운영을 할 수도 있고, (찬성 - 반대)에 따른 운영, 또는 (찬성 + 반대)에 따른 운영 (호응도) 등의 다양한 운영이 가능하다. 세번째 추천 시스템 역시 1/0의 발전된 형태로 N/.../1/0 방식의 추천이다. 보통 도서, 상품, 판매자 등에 대한 비뷰/평을 적을 때 점수제 시스템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보통의 경우 N은 5나 10점 스케일로 운영된다. (N값은 magic number (7)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시스템의 장점으로는 찬성의 정도를 숫자로 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론적으로 최하점수가 0점이지만, 실제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 최하점수가 1점이라 헛점이 있다. 즉, 1/0에서는 추천하지 않으면 단순히 0점으로 가정할 수 있으나, N//0의 경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이 단순히 0점이라고 가정할 수가 없다. (예를들어, 상품을 구매해서 사용하기 전에는 (실제) 평점을 매길 수가 없다.) 그래서, 총점/평점을 집계할 때, 단순 조회인 0의 추천이 집계가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에서도 추천 버튼을 두번이상 누름으로써 N/0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하지만, 추천의 신뢰성이나 민주성을 위해서 보통 1회로 한정짓는 경우가 많다. 네번째로 볼 수 있는 형태는 +1/0/-1과 N//0 방식의 합쳐진, +N//0//-N의 추천 방식이다. N//0의 방식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문서의 경우 평가를 하지 않거나 1점 등의 낮은 점수를 부여하겠지만, +N//-N 방식에서는 품질이 낮은 경우 명시적으로 마이너스 (-) 점수를 부여할 수가 있다.

 사이버 공해 (정보 공해)
 공해 Pollution란 무엇인가? 백과사전/국어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인간의 생산활동과 소비과정에서 환경이라는 자원의 사용, 파괴, 소모로 인해 불특정 다수에게 건강과 생활환경에 침해를 주는 재해현상 [다음 백과사전]
또는
산업이나 교통의 발달에 따라 사람이나 생물이 입게 되는 여러가지 피해, 자동차의 매연, 공장의 폐수, 여러 종류의 쓰레기 따위로 인하여 공기와 물이 더렵혀지고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문제 따위 [다음 국어사전]

 현재 "생태계 파괴 원인 = 공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전통적으로 천재지변도 생태계를 파괴한다. 그러나, 인재에 의한 천재지변에는 많은 비난 여론이 따르지만, 자연적인 천재지변은 대체로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그런 숙명에도 맞설려는 시도가 줄곳 이어지고 있지만...) 앞의 백과사전/국어사전의 정의를 요약하자면 공해란 '인간의 활동의 비정상적인 부산물로 인한 환경 파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같다. 같은 논리를 웹생태계에 적용해보면, 웹생태계의 공해 (또는 정보 공해, 사이버 공해)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인간의 활동이나 그에 따른 부산물들로 인한 웹생태계의 파괴 정도로 정의내릴 수 있다. 이런 정보공해의 종류에 대해서는 '웹생태계 파괴자들' 편에서 이미 개관하였다. 앞에서 공해를 정의할 때, '비정상'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자연의 한 구성요소로써 정상적인 인간 활동의 부산물들 (인간의 신진대사 등에서 발생하는)에 대해서는 특별히 공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부산물들을 특히 공해라고 말한다. 비정상적이라는 말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인공합성물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화학 오염물질 등)이나 "과도한" 생활 쓰레기 등을 지칭한다. 이런 관점에서 웹생태계에서의 공해를 재정의하면, 인공합성물에 해당하는 경우로는 인신공격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의 위법/범법 컨텐츠, 개인의 사생활을 해치는 컨텐츠, 성인 도박 등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컨텐츠 등의 악성 게시물들이 이에 해당될 수 있으며, 후자의 과도한 생활쓰레기에 해당되는 경우는 불필요한 (때론 혐오스럽고 아름답지 못한) 정보의 홍수 (대량 중복)를 들 수가 있다. 그런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특히 (불필요한) 정보의 중복문제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같은 정보가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서 사용자들에게 제공된다면 그 정보의 건전성 및 유익성과 무관하게 사용자들은 공해로 인식한다. 만약 당신이 구글이나 다음 등의 검색에서 '공해'를 검색한 경우, 모든 검색결과가 위키피디어에서 제공하는 (또는 위키피디어의 것을 복제한) 공해에 대한 사용자 정의만으로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분명 위키피디어의 정의는 유용한 정보이지만, 나머지의 똑같은 정보는 더 이상 정보로써의 효용가치가 없고 쓰레기 정보가 된다. 또는 당신이 조회한 특정 게시물이 불필요한/무의미한 단어들의 반복으로만 이루어졌다면, 또는 상업/낚시성 메일이 계속 온다면 이 또한 정보공해로 인식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복성 공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후자에서 예시로 든 악성 중복 공해의 경우 게시자의 자발성과 신뢰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거나 시스템 (스팸 필터링 시스템이나 사용자들의 자정 노력/신고 활동 등)에 의해서 제거 또는 제재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는 듯하니,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본 포스팅에서는 유용한 정보의 중복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유용한) 정보의 중복의 대표적인 사례는 '펌질'로 알려진 '스크랩'이다. 초기의 인터넷 포털 등에서는 활성화를 위해서 스크랩 행위를 권장했던 측면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리고, 특별히 웹문서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전 포스팅의 페이지랭크나 추천시스템도 웹문서 품질을 보증해주지는 못한다), 사람들에 의해서 판단된 정보의 질, 즉 스크랩의 회수,에 따른 웹문서의 품질평가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현재도 인터넷 포털들은 스크랩 행위의 부당/부정성에 대해서 강력하게 제재를 가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대표 포털인 네이버가 가장 큰 오명 (펌로그)을 받고 있지만, 다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고, 네이트의 사이월드의 경우 스크랩 행위를 소셜네트워킹이라는 미명 아래 장려했던 정책이다.) 스크랩 행위를 조금 더 옹호하자면, 1) 웹문서의 품질 평가의 지표로 활용될 수가 있다 2) 유용한 웹문서의 대중화/전달에 기여한다 등으로 요약될 수 있지만, 1) 정보의 과도한 중복 문제 뿐만 아니라 2) 웹문서의 저작권 침해와 3) 애초 웹문서에 포함되었던 비밀정보 (개인정보 등)의 무분별한/의도치 않은 공개 등의 더 큰 문제점들이 있다.

 정보/지식의 유틸리티화
 논조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런 중복/스크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온전한) 스크랩을 제시하려 한다.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스크랩은 현재의 무분별란 '펌질'이 아니라, 정보/지식의 유틸리티화를 통한 정보 (전달)의 규격화/인프라화, 정보의 재사용, 그리고 정보의 자원화를 뜻한다. 구체적인 논의에 앞서 유틸리티 utility (public utility)란 전기, 상하수도, 도시가스 등과 같이 개인이 생산, 관리하기가 어려운 자원/시설 등의 공공재로써, 개인의 사용량에 따라서 금액을 차등 지불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정보/지식의 유틸리티화란 거대한 정보/지식 아카이브 (위키피디어와 같은)를 구축하여 누구던지 이 지식 아카이브에 접근해서 정보를 열람하고 (규격화) 정보를 재정의 및 활용하고 (재사용) 또 경우에 따라서 지식사용량/가치에 따른 정보료를 제공하는 (자원화)를 뜻한다. 

 먼저, 정보 (전달)의 규격화란 단순히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및 권한을 부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런 유틸리티 지식/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에서의 (사용) 규칙/가이드라인 등의 제반사항의 규격화의 의미를 내포한다. 일례로, CCL (Creative Commons) 등의 저작권 표시 규정을 준수한다거나 모든 정보를 전부 스크랩해서 자신의 공간에 넣는 것이 아니라 내용의 일부 (시작부분 또는 요약정보 등)만을 자신의 공간에 제시하고 나머지 정보에 대해서는 원문을 링크해주는 방식 등을 취하는 것이다. 이런 스크랩의 사회적/암묵적 합의의 도축과 규칙의 제정, 그리고 이런 합의된 규칙의 시스템화하는 것 등이 정보의 규격화이다. 

 두번째로, 정보의 재사용은 앞서 제시한 합의된 규칙 내에서 지식 아카이브의 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즉, 지식 아카이브의 정보를 자유롭게 열람 및 자신의 공간에 일부 삽입할 때, 원저작자 및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원문전체가 아닌 요약정보만 삽입하는 등으로 정보를 재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일부 사설 아카이브의 정보를 이용할 경우 (개인 블로그나 단체의 카페/사이트 등)에도 앞서 말한 요약정보이용 및 출처 명시 등의 규약을 따르는 것뿐만 아니라, 원저작물에 포함된 프라이버시 (개인정보)를 함부로 누설하지 않는다는 등의 자기 규제도 필요하다. Note: 정보의 재사용은 정보의 복재와 구별된다. 정보의 복재는 단순히 원문 내용의 일부나 전부를 카피해서 자신의 공간에 옮겨놓는 것이지만, 이 포스팅에서 제시하는 정보의 재사용은 원문의 내용을 참조하는 것이다. 즉, 단순히 원문의 텍스트가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원문의 내용을 조회할 수 있는 코드가 심겨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포스팅의 시작부분에 다음 백과/국어사전에서 제공하는 공해의 정의를 단순 복사/복재하여 사용하였다. 위의 정의는 이 포스팅의 일부로 단순히 옮겨진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재사용 프레임워크에서는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코드가 포스팅에 심겨져서 다음 백과/국어사전의 내용을 단순히 현재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다. 구글의 애드센스블로그 위젯 등과 같은 형태의 참조형 디스플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정보의 자원화는 필요시 원저작자에게 저작행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현재 정품 도서나 음반을 구입하는 적극적인 정보이용료의 제공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가 있다. 웹생태계에서도 보고서나 다양한 문서/템플릿 등을 구입해서 열람하는 것도 이런 정보 자원화의 일원이고, 위키피디어 등의 지식아카이빙 작업 지원을 위한 도네이션을 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지식 정보료는 단순히 통화단위로의 과금 뿐만 아니라, 오픈소싱과 같이 기존 정보를 더욱 유익한 정보로 재가공해서 타인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공유/재유틸리티화하는 행위 등을 포괄한 개념이다.

 우리는 웹생태계에 이미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추가해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무분별하게 중복된 내용들이 존재한다면 이는 정보의 유용성을 넘어 정보의 공해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어기면서까지 이루어지는 정보의 중복은 더욱 큰 문제점이다. 새로운 대안으로 (공공재) 지식/정보에 대해서는 아카이빙, 자유 접근, 이용 규칙 준수, 정당한 정보료 제공 등의 지식/정보 유틸리티화를 제안한다.

 ** 전기, 상하수도, 가스 등의 현물 유틸리티는 전통적으로 좋은 사업 기반이 되었고, 최근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데이터 스토리지나 웹 서비스/애플리케이션 등의 정보 인프라 유틸리티는 현재의 각광받는 사업 분야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보/지식 자체의 유틸리티도 앞으로 유망한 사업 분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