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천하는 책은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유권의 파편화 현상을 다룬 책이다. 직접적으로 지속가능성이라던가 그린 이코노미 등과는 관련성이 적지만, 본문에서 잠시 다루고 있는 특허 및 저작권 등의 사유재산 보호차원의 활동들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특허제도의 시작이 개인의 사유재산을 보호해줌으로써 개인이 가지고 있는 창의적인 생각들을 대중에게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에 있다. 비슷한 취지로 저작권의 보호 또한 개인의 창장물을 세상에 공표하면서 그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부여받는 것이다. 이런 제도 및 법의 취지에는 전혀 하자가 없지만, 책에서 다루듯이 때로는 부작용을 일으켜서 새로운 창작을 방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책에서도 다루었듯이, 기존 음악들을 샘플링하고 리믹스를 한 음악들이 저작권 보호 차원에서 장려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리믹스된 음악은 분명 새로운 창작물이지만 기존 창작물에 걸려있는 저작권이라는 태그는 새로운 리믹스 현상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특허 전쟁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제3세계의 빈곤 및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다양한 식품 및 의약 분야의 창조적 에너지가 특허라는 울타리 내에서 갖혀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순히 경제 논리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와 이슈들을 우리는 너무 쉽게 경제 논리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제와 인권, 경제와 도덕, 경제와 X에 대해서 더 깊은 성찰과 반성 및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책에서 저작권이나 특허가 무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더 큰 인류의 복지와 헤택을 위해서 때론 우회하는 방법이 제공되어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책에서도 그리드락을 피하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가장 큰 그리드락은 인간이 가진 욕심이 아닌가 한다. 내 것이기에 남이 사용할 수 없는 미사용 underuse 현상이나 모두의 것이기에 내가 마음대로 사용하는 과사용 overuse 현상은 모두 인간의 욕심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해석해야 정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내 것이기 때문에 이웃과 공유하고 우리의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미덕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그리드락을 지헤롭게 해결해야 한다. 내가 만든 저작물의 저작권은 분명히 보호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잠긴 (Locked) 보호가 아닌 열린 (Open) 보호가 되어져야 한다. (닫힌 Closed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발견되는 많은 그리드락의 상태의 예제들은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그와 함께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가능성, 즉 그리드오픈 상태의 예제들도 쉽게 접할 수가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GNU로 대표되는 오픈소싱운동이 개인의 사소한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권익에 기여하는 것을 우리는 이미 보고 있다. 그리고 그런 혜택을 이미 누리고 있다. 지금 우리가 쉽고 저렴하게 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이런 오픈소싱의 결과물이다. WWW라는 웹의 탄생 신화를 통해서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 - 아파치, 톰캣, 자바, 이클립스, 마이에스큐엘, 등 - 이 웹생태계에서 그리드락이 해제된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미 웹생태계에서는 지속가능성의 세계로, 그리드락에서 그리드오픈의 세계로 향해가고 있다.
비단 이런 소프트웨에어서의 그리드오픈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 소프트웨어들이 웹을 구동하는 기본 인프라를 구성해주고 있다면, 이런 웹인프라를 완성시켜주는 다양한 정보/데이터들도 그리드오픈 상태로 되어져야 한다. 모든 저작물들에 대한 저작권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저작권-프리 저작물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다. 물론, 그런 저작권-프리 컨텐츠를 사용함에 있어서 그런 저작물을 만든 이들에게 항상 감사와 경의를 표시해야함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차원에게 일전의 포스팅을 통해서 "지식의 유틸리티화 Knut (Knowledge Utility)"를 주장한 바가 있다. 지식 및 그것의 생성에는 저작권이 부여되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될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 그 저작물들이 재가공해서 마치 자신의 것인양 배포하는 그런 얌체족들이 우려가 되는 시점이지만, 우리는 웹생태계에의 자생력과 자기정화능력을 신뢰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속가능 웹생태계 SubEco는 단지 이상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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