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시점에서 본 주제에 대한 시리즈 연재 계획은 없지만, 이 글이 이 주제에 대한 완결편은 아니다. 앞으로 다양한 새로운 내용이 발견/생각되면 (같은 제목으로 또는 특정 주제에 맞는 제목으로) 계속 추가할 예정입니다.

웹생태계 파괴자들
 이전 포스팅에서 웹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 또는 결과물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하였습니다. 1) 인신공격, 허위/과장사실 유포, 개인정보 유포와 같은 명백한 범법/위법 행위 (또는 결과물); 2) 성인물, 도박유도, 무분별한 욕설이나 비방 등의 우리 사회 내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 3) 원 저작자의 권리인 저작권이나 개인들의 초상권 등과 관련된 개인의 재산권을 해치는 행위; 4) 낚시성 글이나 무의미한 중복된 내용을 공용 공간에 올려서 웹생태계의 리소스를 남용하고 결과적으로 많은 이용자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행위; 그리고 5) 광고성 글들과 같은 비순수 목적을 가진 글들을 무분별하게 배포하는 행위 등을 현재의 웹생태게를 해체는 주요 웹생태계 파괴자들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파괴자들을 대항해서 원래의 웹생태계의 모습 또는 처음부터 의도되었던 인터넷 및 사이버 세상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노력 또는 지속가능 웹생태계를 가능케하는 동력들에 대해 본 포스팅에서 논의해보려합니다.

웹생태계의 특징 및 인위적 복원의 위험성
 또, 지속가능 웹생태계와 특징을 나열한 글에서 건전한 웹생태계의 특징으로 자발성 spontaneity, 자기정화 self-healing, 종의 다양성 variety 등의 특징을 말한바 있다. (이들 특징에 대한 자세한 기타 설명들은 다시 논의될 것이다.) 이런 특징들이 말해주는 것은 현재 웹생태계를 인위적으로 복원하려는 노력들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웹생태계의 본질을 망각하는 행위들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인터넷 게시물들에 대한 '최진실법'으로 명명된 사이버 모독죄의 신설을 통해서 인위적/강제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나 (이전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분명히 지켜져야 하겠지만) 저작권법의 강화를 통해서 위법자들에게 민형사상의 큰 손해를 주어서 저작권 및 초상권을 해치는 행위를 근절하려는 움직임 등은 큰 실효성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웹 생태계를 구축/복원하는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속가능 웹생태계 복원의 장애물들에 대해서도 추후에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그리고, 국내의 다음 커뮤니케이션이나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회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저작권 보호 캐페인에 동참해서 저작물들의 불법유통 및 사용을 줄이고 네티즌들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노력은 앞서 언급한 법적 제재를 통한 방법보다는 나은 실효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이런 업체 중심의 정화 캠페인도 역시 대다수의 네티즌들의 호응을 제대로 불러일으키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 또 다른 제재수단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 그리고 업체의 일방적인 불법 게시물의 블라인드처리나 삭제 등의 행위는 오히려 많은 네티즌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웹생태계의 시작단계부터 웹생태계는 자생적으로 출현하고 (물론, 초기의 아르파넷에서의 군사연구나 20세기 후반부의 대중화 및 상업화 [특히 닷컴붐 및 버블]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자발성을 그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그리고 생태계의 유기체들이 그러하듯이 웹생태계 역시 자가치료 또는 자기 정화 기능을 발휘한다. 아래에서 계속 언급하겠지만, 이런 자발성과 자기정화 능력이 현재와 미래의 지속가능 웹생태계의 구축의 주요 추진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웹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들이 가지는 의미는 웹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요소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웹생태계를 정화하는 노력이나 방법의 다양성도 내포한다. 즉, 정부나 업체들의 인위적이고 일률적인 웹생태계 정화 방법 및 시도는 근본적으로 웹생태계의 다양성이라는 주요 특징을 해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소기의 목적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웹생태계 복원의 핵심 동력들
 그렇다면, 어떠한 동력에 의해서 웹생태계가 건전하고 신뢰를 바탕에 둔 지속가능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보자. 본 포스팅에서는 일단 3가지만 생각해보기로 하자. 즉, 자발성, 민주성, 다양성이 본원의 웹생태계가 가진 고유 속성이며 이런 속성들이 제대로 발현되면 (또는 이런 속성들을 가진 주체들에 의해서) 지속가능한 웹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물론, 제시된 3가지 속성만으로 지속가능 웹생태계를 완벽하게 복원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도 아니고, 또 완벽한 배타성을 가진다고 주장하는 바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관점에 따라서 이들 속성들 사이에 서로 중첩되기도 하고 특정 소성이 다른 속성의 하위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자발성 spontaneity
 가장 먼저 제시된 개념은 자발성이다. 자발성이란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순수한 의도에 따라서 개인이 가진 작은 힘을 전체 생태계의 발전과 진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인터넷의 개발 초기 (물론, 군사적 목적에 의해서 시발은 되었지만)부터의 인터넷 역사를 보면 순수한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서 통신 및 브라우징 기술들이 발명/발전되었고, 또 웹생태계의 주요 구성물인 컨텐츠 또한 전세계의 일반 네티즌들에 의해서 저작, 수정, 배포되어졌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IT 관련 기술의 개발하고 컨텐츠들을 저작하고 평가하는 이들이 프로페셔널이냐 아마추어이냐에 대한 구분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그런 구분과 다름을 알 수가 있다. 물론, 게중에는 남들보다 조금 더 유능하거나 조금 더 전문성을 가졌거나, 또는 좀 더 많은 저작활동을 펼치는 개인들도 분명 존재하고, 반대의 개인들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내는 개인이라해도 인터넷이라는 다양성의 세계에서 다른 분야에서도 똑같이 두각을 내는 경우가 많지가 않으며, 한 분야에 서툰 개인이 다른 분야에서는 평균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경우도 많이 목격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이런 개인들의 순수성과 자발성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창출해낸 주체이며, 또 발전시키는 주체라는 점이다. 그리고 또 자발성과는 조금의 관점의 차이가 있겠으나 '자기 self-' 속성에 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같다. 가장 많은 예로 든 것이 자기정화(자정, self-healing)이라는 개념이다. 즉, 때로운 웹생태계에 혼탁한 물이 흘러들어오지만 웹생태계를 지킬려는 많은 자발적 참여자들에의해서 잠시동안의 오염이 다시 제거가 되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목격을 했다. 때로는 경찰이나 법 등의 공권력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런 특수한 몇 건의 경우로 사이버 스페이스 전체의 자정능력을 폄하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단기적으로 웹생태계 파괴행위들에 대해서는 정부나 업체들의 강제 제재가 필요하겠지만, 단기적인 부작용들에 단면적인 설레발을 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웹생태계의 자기정화 능력을 신뢰하고 지속가능 웹생태계 구축이라는 원래의 모적으로 인도하는 수준에서의 제재로 충분하다. (일부의 돌출행동으로 인해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피해를 입었다면 그들의 자유오남용을 제재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주는 절차나 규칙이 필요함은 필자도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이런 자기정화 뿐만 아니라, 자기조직화 등에서도 자발성의 개념을 여전히 유효하다.

민주성 democracy
 두번째로 생각할 속성은 민주성이다. 민주성이란 웹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에게 저작이나 소비 등에서 접근의 평등성이 보장된다거나 웹생태계의 발전의 각 부분에서 순수한 기여를 보장해주는 등의 개념이다. 순수한 사이버 스페이스는 통치자와 피통치자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의 일대일 수평 관계 (peer-to-peer)의 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개인들 간의 집단 및 조직이 형성되는 등의 수직 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목격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어떤 이들은 더 큰 권력을 행사해서 다른 이들을 복속시키려는 그런 비정상적인 관행도 생겨났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수직관계란 관리자와 사용자의 관계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나타나는 폐단 중에 하나로 소위 파워 블로거들이 초보 블로거들의 서툰 행위에 대해서 지나치게 간섭하고 지적하는 행위에 대해서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는 것같다 (다음의 글 참조, 혹시 이 블로그의 내용이 이런 웹생태계 서열화를 조장한다면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물론 이런 행위들이 순수한 의도에서 앞서 말한 자발성, 즉 자기정화의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사이버 스페이스 내에서의 서열화를 부축일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지나친 불펌이나 광고행위 등의 부도덕적인 행위에 대해서 지적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론 순수성이 오인되면 웹생태계의 민주성이 파괴될 수도있다. 그리고, 민주성에 대해서 다루고 싶은 얘기는 실제 아고라블로거뉴스의 추천시스템이나 글을 발행하는 행위는 모든 네티즌들에게 평등하게 제공되고 있지만, 특정 전문 지식을 가진 집단이나 글재주가 많은 이들에 의해서 여론이 형성/주도되는 경우도 흔히 볼 수가 있다. 웹생태계의 민주성을 파괴하기 위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일반 네티즌들이 특정집단의 웹권력화에 우려를 표하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블로거뉴스의 추천시스템이나 오픈에디팅 제도의 공정성이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민주성에 기반을 둔 그런 추천 시스템을 또한 기대한다. 웹민주성에는 개인 간의 민주성뿐만 아니라, 조직들 간의 민주성도 함께 고려되어져야 한다.

다양성 variety
 마지막으로, 다양성이란 문자 그대로 웹생태계는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시각각 그 모습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건전한 웹생태계를 획일화와 거리가 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생태계에서도 유전학적으로 종이 획일화되면 다양한 유전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결국에는 생태계에서 멸종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웹생태계가 지속가능하려면 늘 새로운 아이디어, 색다른 서비스, 진보된 기술 등의 항상 새로움이 부어져야 한다. 그런 새로움은 기존의 시스템과 차별성을 주면서 또 일관되게 통합되어져야 한다. 기존의 시스템과 통합/조정되지 않은 망나니같은 새로움은 웹생태계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그런 다양성을 파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여년 간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늘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고 또 그것보다 나은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하고 때론 구태연한 서비스들이 종말을 맞이하는 등의 웹생태계는 그 모습을 항상 변화시켰다. 그리고 최근에는 특수의 집단에서 그들만의 이상이나 이념을 강요하는 여론왜곡현상도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만연해있다. 뛰어난 논리로 사람들을 현혹시켜서 특수 목적에 맞는 생각이나 행동을 강요하는 그런 파괴행위들도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려되어져야 한다. 다양성을 때론 특수성으로 볼 수도 있다. 특수한 경우에 가장 적합한 것은 기존의 일반적인 것이 아닐 간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특수성/독특성을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아량도 필요한 듯하다. 물론, 통일성, 일관성, 일반성 등의 개념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다양성을 설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요약하면, 지속가능 웹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웹생태계에 참여해서 그들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웹생태계게 기여하는 것의 기회를 균등이 주어져야 한다. 이런 자발적 참여, 민주적 기회 보장, 다양한 개인과 의견의 조화를 통해서 웹생태계는 지속가능한 모습을 이룰 것이다. 

"S = SDV+"

 음, 그로고 보니 '순수성'도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을 것같다.

 이제껏 논의했던 내용은 여전히 많이 부실하다. 앞으로 더 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인다면 조금 더 발전된 생각의 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같다. 혹시 잘못된 표현이나 사실, 또는 추가되어져야할 생각이나 내용 등이 있으면 코멘트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인터넷과 민주주의'에 대해서 더 깊게 다룰 예정이다. 그렇다고 이 주제가 바로 이어서 제공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