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블로거들이 언급했던 문제를 다시 짚어보려고 한다. 바로 구글 YouTube 이야기다. 엠비 정권이 들어온 이후로 IT 정책에 대한 잡음이 많이 있었고,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일정 규모 이상의 인터넷 사이트들은 모두 실명제를 기본으로 해야한다는 정책이 있다. 미국의 많은 사이트들을 방문해 보면 알겠지만,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된다. 보통 기본 정보라는 것도 이메일 주소 정도만 입력하고, 입력된 메일을 통해서 전달된 confirmation URL을 따라 들어가서 확인 절차만 거치면 사이트 가입이 완료된다. 물론, 가입 후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자신의 이름이나 학력, 현재 직장 등의 프로필을 작성해서 채워넣는 구조로 되어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Google, Twitter, Facebook 등의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그렇다. 이들 사이트들은 상업성이 조금 낮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속이더라도 크리티컬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라는 견해를 밝힐 수도 있겠지만, 이베이나 아마존과 같은 상업에 초점을 맞춘 사이트들도 위와 같은 간소한 가입절차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MS의 IE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한다. (나같은 비우호 MS 친애플 성향의 사용자에게는 무덤과도 같은 곳이다.) 그리고 주민등록번호라던가 PIN같은 개인식별코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신용결제를 위해서 여러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이들 대부분의 보안 프로그램들도 IE에서만 작동하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의 사이트들을 이용할 때는 개인식별정보라던가 신용카드 사용 등에 제약이 크지가 않다. 전통적으로 한국과 같은 e-신용카드보다는 수표문화에서 발달된 신용카드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 패턴이 다른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 이런 한국과 다른 문화 사회적 배경을 지닌 미국 회사 Google의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본인 실명확인제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정부에서 범죄 사실을 조사하기 위해서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을 일언지하에 무시해버린 구글로써 미국 정부의 똘마니인 한국 정부의 무식한 드라이브에 순순히 응해주리라고 기대했던 것부터가 잘못의 시작이다. 여러 블로거들은 지금 구글의 실명제 거부 움직임에 대해서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물론 본인도 '역시 구글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개 대한민국 정부보다 더 큰 회사인 구글, 그리고 물리적 세계보다 더 넓고 다양한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세상의 지배자의 모습을 본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들의 오만함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그런 사건인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사건이 있었다. 구글이 중국시장을 진출할 때, 중국 정부가 요구한 불용어들에 대한 검색조작을 받아들였다. 중국 시장의 규모와 중국 정부의 힘 앞에는 순한 양의 모습을 보여줬던 구글을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만큼은 인정하고 있는 것같다. ... 그리고 한국 내에서 구글의 입지도 말이 아니다. 전 세계 70%이상의 검색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유독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토종 기업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의 검색광고 시장도 시장개척자인 오버츄어에 맥을 못 추기고 있다. 지메일의 인기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한메일이나 네이버 등의 메일을 주로 이용하고 있고, 이 글을 시작하게 된 유투브도 혁신적인 기능들을 가지는 있다지만 국내의 다양한 서비스들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유투브 실명제 거부는 단순히 그들이 밝히듯이 표현의 자유를 위한 투쟁일까? 아니면 어차피 가능성도 낮은 시장에서 한 발 빼기인가? 만약, 중국 정부에서 실명제를 밀어붙인다면 구글이 중국정부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무시할 것인가? ... 구글이 엠비 정부에 한방을 먹인 것은 분명 통쾌하지만 구글이 한국을 그리고 한국의 사용자를 생각하는 수준을 그대로 표출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검토해봐야 한다.